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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 ‘현장체험학습’ 대혼한, 전적으로 교육부·교육청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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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교사 85% “어린이 통학차량 버스 구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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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8월 26일(토) 06:52 [(주)온양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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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2학기를 맞은 유치원과 초등학교 교사들이 대혼란에 빠졌다. 교육과정으로 짜놓은 현장체험학습과 수학여행 등의 교육 활동을 이행하지 못할 수 있는 처지에 놓였다.
정부가 현장체험학습 등에 사용되는 전세버스를 어린이 통학버스 신고대상으로 포함하고, 노란색 색상과 어린이용 안전띠 장착 등 어린이 통학버스 운영 관련 내용을 모두 갖춰야 현장체험학습, 수련 활동 등을 갈 수 있는 것으로 강제하는 탓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남지부가 지난 8월 23~24일 유치원과 초등학교, 특수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긴급하게 진행한 실태조사(502명 참여)에서 충남 교사 10명 중 9명(응답자의 85.1%, 427명)은 ‘어린이 통학 차량으로 등록된 버스를 구하기 어려움’을 가장 큰 우려로 꼽았다.
한 교사는 “빠른 시간 내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수학여행이 얼마 안 남았는데 난감하다.”라고 고충을 남겼다.
실제로 전세버스를 운영하는 업체는 비정기적으로 운영하는 현장체험학습이나 수학여행을 위해 어린이 통학버스로 구조를 변경하는 것 자체를 현재 어려워한다.
지난 8월 4일 서울 경찰청 회의실에서 열린 ‘현장체험학습 차량 어린이 통학버스 신고 관련 간담회’에서 전세버스연합회측은 “수익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라며 사정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교사들은 어린이 통학 차량에 맞는 버스를 다시 구하거나 울며 겨자 먹기로 체험학습 등 교육과정을 수정 또는 포기해야 하는 양자택일에 놓였다.
특히, 교사들은 대혼란 상황에서 어린이 통학버스 미신고 운행이나 혹시나 벌어질 수 있는 사고에 대한 책임과 불필요한 업무 폭탄을 떠안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345명(68.7%)은 ‘2학기부터의 현장체험 계획 수정(업무 폭탄)’, 346명(68.9%)은 ‘현장체험 중 버스 사고로 인한 담당교사 및 담임교사 책임 손해배상 소송’, 335명(66.7%)은 ‘현장체험 중 버스 사고로 인한 담당교사 처벌’ 등을 크게 우려하고 있었다.
다른 교사는 “개별 학교 및 교사에게 돌아오는 책임 소지는 문제가 있다.”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늘 그렇듯이, 문제의 출발은 정부였다. 법제처가 교육과정 일환으로 이뤄지는 현장체험학습에 사용하는 전세버스도 어린이 통학버스에 해당한다는 해석을 내놓은 시점이 작년 10월이었다.
그런데 9개월이나 지난 시점인 올 7월 말에야 경찰청이 교육부에 ‘현장체험학습 등 비정기적인 운행 어린이 통학버스 신고 준수 홍보 요청’ 제목의 공문을 보내고, 교육부는 이를 시도교육청에 사실상 이첩만 했다.
법제처 해석이 나오고 1년 가까운 시간에 정부는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폭탄은 고스란히 학교에 떨어졌다. 법이 이러니 학교가 알아서 하라는 식이다. 무책임의 극치다.
충남교육청도 마찬가지다. 앞의 간담회도 참석해 놓고도, 어떤 대책도 없이 8월7일 경찰청과 교육부의 공문을 학교에 전달할 뿐이었다.
충남의 대부분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현장체험학습과 수학여행 등의 교육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가히 정부에 의한 학교와 교사들에 대한 ‘교육활동 침해’로 볼 수 있다.
한 교사는 “이미 1년 전부터 예약한 현장체험학습이 이번 사태로 인해 어그러졌다. 교육청 측에서 어린이 통학차량을 더 공급해 주던지, 적극적으로 이 사태로 인해 교육활동이 침해받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적극 홍보 및 유예기간 운영(적어도 1년 이상) 현장 목소리를 고려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다른 교사는 이렇게 분노했다. “당장 2학기 현장체험학습 정해졌던 것도 운영에 차질을 빚는 상황이다. 교육과정 상 있던 것들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은 때 그 비난은 누가 감당하게 될 거라 생각하는가. 정책이 이렇다고 전해도, 민원은 담당교사와 학교로 바로 쏟아져 들어올 뿐이다.”라고 비판했다. 정부가 불필요한 민원을 유발했다는 얘기다.
이번 실태조사에는 적지 않은 교사들이 현장체험학습이나 수학여행 등 학부모가 부담하는 교육활동의 경비 관련 업무(징수, 수납, 정산)를 해 봤거나(36.9%), 하는(3.6%) 것으로 나타났다. 단체협약(단협) 위반이다.
전교조 충남지부가 교육청과 작년에 맺은 단협 46조 1항(교원업무 정상화를 위한 조치)은 ‘교사들의 전문성 향상과 수업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수익자 부담 경비 징수, 수납, 정산 업무를 교사가 담당하지 않도록 한다고 명시돼 있다.
현장 교사와 전교조 충남지부는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충남교육청은 안전한 현장체험학습 대책을 마련하라!
▲충남교육청은 학교의 수요와 피해를 재조사하고 지원 보호 대책을 마련하라!
▲충남교육청은 교사가 수익자 부담 업무를 맡지 않도록 학교장을 지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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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룡 기자  skyblue62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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